산지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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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전시명 :
2017 산지천갤러리 개관전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
전시 기간 :
2017-12-08 ~ 2018-04-30
전시 서문 :

환갑도 못 넘겼지만 참 부지런했던 김수남 작가의 생애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처음으로 우리에게 아시아의 속살을 제대로 보여준 사람이라고 하겠다. 30대까지 [한국의 굿] 20권 자료를 마감한 뒤 그는 1988년 오키나와를 시작으로 2006년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기차게 아시아를 돌아다니면서 생생한 민속 현장과 축제, 그리고 사람들을 찍었다. 일본, 타이완, 필리핀, 중국 남부,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일랜드, 스리랑카, 미얀마와 인도북부로 올라가서 라다크를 중심으로 한 티벳트 문화까지 아시아 곳곳 김수남 작가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그의 카메라 앵글은 흔히 한국 무속문화의 뿌리라고 하는 시베리아나 몽골같은 아시아 북부지역이 아니라 주로 남쪽을 향해 있었다. 동시에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아시아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번 산지천갤러리 개관전시의 주제는 아시아의 바다이다. 김수남 작가의 작업가운데 제주도와 갖는 공통분모가 가장 잘 드러난 주제인 동시에 아시아속의 제주도를 새롭게 발견하는 자리가 될 법하다. 내용은 생활, 신앙, 축제 3개로 나누었다. 어민들에게 바다는 치열한 삶의 자리이다. 사람들은 최대한 자연조건에 순응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고기를 잡고 해산물을 채취했다. 바다는 육지보다 위험하기에 금기가 많고 초자연적 존재에게 의지하는 신앙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절제하고 또 조심하는 수동적인 방법만으로는 닥쳐오는 고난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바다의 사람들은 축제를 통해 응집된 공동체의 힘으로 변덕스럽기 짝이 없고 믿을 수 없는 자연에 도전해왔다. 해녀들이 거센 바람 불고 구젱기 속이 텅텅 비는 가장 잔인한 2월에 영등굿을 하듯이 축제는 삶의 위기를 풍요의 희망으로 바꾸는 바다사람들의 의지가 만드는 것이다. 김수남작가의 사진 속에는 그 모습들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위기에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증언해준다.  

 산지천 갤러리 개관전시를 계기로 김수남 작가는 온전히 고향에 돌아왔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을 비롯하여 모든 제주사람들에게 두루두루 고마운 일이다. 김수남 작가는 제주도가 낳은 사진작가이자 아시아의 사진작가이다. 어린 시절 제주의 바람 속에서 자유롭게 자라 그 행복한 기억을 토대로 인간을 신뢰하고 인간이 성취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존중을 뛰어난 영상으로 보여준 김수남 작가. 앞으로 그의 자취는 제주도의 바람이 되어 바다를 타고 아시아 전체로 불어갈 것이다. 

작가소개
작가명 :
김수남